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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

계방산방 2009. 10. 22. 11:45

추석을 지내러 한국에 방문을 하였다.

고향 금마에서 추석날 저녁 친구 모임을 갖고

다음날 수원에 아이들 데려다 주고 강릉으로 왔다.

 

베트남에는 가을이 없다.

아니 가을이 없는 것이 아니라 단풍이 없다.

베트남에서 생활한지 1년

사무치게 그리운것은 활활타오르는 단풍을 보고싶었고

온 영혼이 빠져들어 순수해 질 것과 같은 수북히 쌓인 하얀 눈이었다.

 

 <오대산 상원사 주위단풍>

 

마침 시간이 하루정도 나서 집사람과 오대산 적멸보궁에 오르기로 하고

단풍구경에 나섰다.

월정사 입구는 아직 단풍이  많이들지 않았다.

상원사쪽으로 올라갈수록 단풍이 멋지게들고 있었다.

어느덧 내마음이 단풍에 물들어 붉어지고 있었다.

세상을 붉은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었다. 그래서 단풍이 좋은가보다.

 

 <  남한강 발원지 우퉁수>

 

발길을 돌려 남한강 발원지가 있는 우퉁수가 있는

오대산에서 제일 작은 암자 서대 염불암을 찾아갔다.

 

우퉁수는 남한강 발원지로 태백산 밑에있는 검룡소와 남한강 발원지로 유명하다.

이곳 우퉁수는 절멸보궁가기전 조그만 다리를 지나 좌로 꺽어서 산굽이를 돌고돌아

1시간 정도 오르면 아늑한 전나무 숲이 나타나고 평화롭고 그윽한 곳에

위치한다. 아마 일년내내 이곳을 찾는 사람은 아마 1000명도 되지 않을 정도로

오지에 위치하며 그만큼 자연이 잘 보전되어있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한강의 발원지에서 물의 근원을 찾듯이

나는 이곳에 오면서 항상 마음속으로 생각을 해본다.

나의 근원은 무엇인가?

생각해도 생각해도 풀을 수 없는 숙제이다.

 

 <서대 염불암>

 

내가 이곳을 즐겨 찾는 이유의 하나는 이곳 염불암을 들리는 재미이다.

오늘도 암자는 텅비어있고 굴뚝에서 하얀연기만이 돌아올 스님을 맞이하려고

하늘로 올라가고 있었다.

 

오대산에는 5개의 암자가있다고 한다.

한 암자에 부처님이 1만명씩 상주하신다는 전설이 있다.

 

동쪽의 동대산 밑에 동대 관음암이있어 1만 관세음보살이 상주하시고

남대 지장암에는 1만 지장보살이 상주하시며 지옥의 중생을 구제해주시고

서대 염불암에는 1만 대세지보살이 상주하시며 서방정토로 인도해 주시고

북대 미륵암에는 미래의 부처이신 미륵불께서 상주하신다 한다

그리고 중대 사자암에는 적멸보궁에 부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중생을 부처로 인도하시고 계신다.

 

이곳 염불암은 스님 혼자서 수행하고 계시며

철저히 외로움을 떠나버리고 세상을 떠나버리고

중생의 세계를 떠나버린 인간의 근본을 얻고자 공부하는 수행처이다.

 

세상에서 가장 인간의 내면을 찾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듯

가장 자연과 잘 어울리는 너와 집 한채에

모든 군더더기를 다 털어낸모습으로 조그마한 부처님 불상 딱 하나뿐이다.

우퉁수가 말없이 옆어서 물의 근원을 찾으며 수행하고 있다.

내 발걸음도 내자신의 근원을 찾지못할 망정 근원이라도 생각해 보고자

이곳에 왔는지도 모른다.

 

혼자있는다는 것은 모두들 외롭다고한다.

그외로움의 뿌리를 캐내면 외로움도 쓸쓸함도 어울리고 다정함도

다 찾아서 해소해 버릴지도 모른다.

두 밤을 지내면 다시 베트남으로 들어가야한다.

이곳에서 또다른 삶의 동력을 찾고가고 싶은마음이다.

 

나의 근원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