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잔을 끓이며..
- 이은상(李殷祥) -
오늘은 차한잔을 끓였읍니다. 모처럼 나에게 휴식의 시간이 오고 몇일간 손님들 모시느라 술을 과음하고 피로가 누적되면서 그 손님이 떠나간 후의 공허함이 몰려와 차 한잔이 생각이 났읍니다.
난 커피보다는 차를 좋아하고 녹차보다는 보이차를 좋아합니다. 커피는 몸에서 받지 않아 한잔을 급하게 마시면 하루종일 배가 부글거리며 까스가 차 올라와 까스를 배출하지 못할 상황이면 난감할 경우가 생긴답니다.
녹차도 좋아하지만 녹차보다는 발효된 보이차를 좋아합니다. 녹차는 몸을 차갑게 하고 보이차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며 정신을 차분히 가라않쳐 줍니다.
녹차의 배넷향의 싱그러움도 좋지만 보이차의 짚이 발효되면서 나는 향긋한 향도 좋답니다. 향기가 코 속으로 들어오면서 온 몸으로 퍼져갈 때 몸안의 세포들이 이완되는 것을 느끼며 심신이 편안해지며 정신이 안정이 된답니다.
녹차의 하얀 잔속에 벽색의 아름다운 색깔도 좋지만 보이차의 얇은 붉은색이 도는 부드러운 정열의 색도 좋답니다. 색을 바라다 보면 녹차의 람색에서는 맑은 마음을 담고 그 녹색의 깊음 속에서 생명이 자라고 안식함을 느끼며 보이차의 맑은 홍색에서는 정열과 의욕이 생기며 따스함으로 인한 포근함을 느낀답니다.
모두가 왔다가 떠나 가는 공허함을 차향으로 채우고 차의 색으로 다시 다가오는 시간을 맞이하고 채색하면서 한잔의 차를 마시며 내 자신을 다시 소생시킨 답니다.
오늘 차 한잔을 끓였읍니다. 끓어 오르는 물의 온도를 잘 다스리면서 내마음의 온도도 다스려 봅니다.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겁지도 않은 알맞은 온도의 차가 입안에 맴돌다 내 몸속으로 들어갈 때 너무 들끓지도 않고 너무 갈아 앉지도 않는 그런 정신과 마음을 유지하며 차 향을 가슴 깊이 마셔봅니다. 차 한잔을 조용히 마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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