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생각들
[스크랩] 시골에서 사는 즐거움
계방산방
2006. 6. 29. 14:00

[강원도 영월의 어느 산골] 시골에서 돈 벌어 도시 수준으로 쓰려면 가랑이가 찢어진다. 병원비, 아이들 학비, 백화점 쇼핑... 시골과 도시는 아예 화폐가치가 한자리쯤은 다른 세계다. 그렇지만 살아가는 방식을 바꾸면 새로운 삶이 펼쳐진다... 여기서는 무엇이 사고 싶어도 마땅히 살 데가 없다. 견물생심과 밴대의 세계다. 보이지 않으니, 무얼 가지고 싶다는 욕구도 적어진다. 뭔가가 필요한 것 같지만 장에 나가기 귀찮아 미루다 보면 '그것'이 꼭 필요하지 않을 때도 있다. 장에 나가 보면 '그것'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게 참 많다. 쓸 돈이 굳으니 이게 바로 저축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바꾸어 본다. 시골에서는 돈에서 벗어나 살고자 하면 어느 정도 그렇게 살 수 있다. 내가 아는 분은 전기, 전화 없이 산다. 산에 옹달샘 받아 먹고, 먹을거리는 자기가 농사한 거 먹고, 땔감 해다가 불을 지핀다. 우리 사회에서 이만큼 돈에서 자유로운 조건이 과연 있을까. 돈벌이를 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자기가 목표하는 것을 얻고자 한다면, 이런 삶은 대안일 수 있지 않겠나. 그렇게까지 살진 못하더라도, 큰 병원 안 가고 아이들 학비 크게 안 들면 소소한 생활비로 살아갈 수 있다. [자연달력 제철밥상] 장영란 노후 준비다 뭐다 해서 다들 정신이 없을 줄로 안다. 정신없이 돈 돈 돈을 위해 인생을 걸고 있지 싶다. 퇴직해서 지금 사는 수준 만큼 쓰고 살면서 노후를 보내려고 하니까 노후 준비에 등골이 휘지 않겠는가. 그러니 몇 억 하는 소리가 나오고도 남지. 그러나 자연 속에 들어가 자연과 교감하며 자연에서 먹거리를 얻어 먹으면서 하나의 자연이 되어 살 지혜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런, 이 세상이 만들어 놓은 억지 욕심놀이에 놀아날 필요가 없지 않겠나 싶다. 물론 그러려면 그만큼 욕심도 줄여야 하고, 도시 생활에서 누리고 살던 온갖 편리한 것들을 줄이면서 몸뚱이를 움직이며 불편한 생활을 감당해 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불편함 속에, 그런 청빈함 속에 더 큰 행복과 평안과 축복이 고스란히 담겨 있지 않겠나 싶다. 위 글은 얼마 전 '아이들은 자연이다'라는 책을 쓴 장영란 귀농 주부의 책에서 옮긴 글인데, 도시에서 시골로 귀농하여 아이들을 집에서 홈스쿨링으로 교육하며 자연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가고 있는 분의 글이라 마음 짠 하게 와 닿아서 옮겨 보았다. 서울 가까이에, 도시 가까이에 몇 십평 하는 드넓은 아파트 한 채 얻어 놓고 평생 살던 것 처럼 먹고 쓰고 거기에 여행도 다니고 골프도 치러 다니면서 호화로운 노후를 보내려는 생각을 한 생각 털어 버리고, 자연 속에서 산다고 생각해 보라. 그 때부터 우리의 노후는 지혜로운 수행자의, 지혜로운 현자들의 삶을 닮아가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고 평생 벌어 놓은 돈을 가지고 평생 살아오던 방식을 못 버리고 먹고 쓰며 살려는 생각을 가지고 산다면 그 결과는 더 빠른 몸과 정신의 쇠약을 가져오고 치매와 노망을 빨리 불러들이게 되지 않을까. 옛날 논밭에서 죽기 전날까지 농사일을 하며, 흙과 풀을 가까이 하며 자연 그대로의 음식을 먹고 자연스러운 생각을 하며 자연의 조화에 몸을 맞춰가며 살던 사람들은 몸이 조금 고되기는 해도 몸도 튼실하고 정신도 건전하게 삶을 영위하다 죽기 직전까지도 성성한 정신으로 숭고하고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었다. 얼마나 아름다운 삶인가. 그런 삶을 받아들일 자세만 되어 있다면 지금 당장에 이렇게 뼈빠지게, 돈벌려고, 성공하려고, 노후자금 몇 억, 몇 십억 모아놓으려고 애쓰고 바둥거리고 시기하고 질투하며 다른 사람 위에 올라서려고 투쟁할 필요가 없어진다. 지금 당장부터 조화로운 삶, 평화로운 삶, 소박한 삶, 깨어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너무 많이 욕심부리지 말라. 너무 크게 성공하려고, 너무 많은 돈 벌려고 애쓰지 말자. 대신에 내 안에 자연의 조화와 평화와 소박함을 선물해 주자. 아마도 내 인생에 가장 큰 축복이 찾아 올 것이다. |
출처 : 목탁소리(www.moktaksori.org)
글쓴이 : 법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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