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아직도 녹지 않은 그리움이 |
짧은 해 솟기를 기다리진 않았습니다 부질없는 상념이 수직으로 떨어지던 벽과 벽 침봉(針峰)은 우리 깨달음의 척도였습니다 끈질긴 고통이 멈추지 않는 반쪽 발디딤 그 정점의 완전한 자유를 갈구하려던 뜨거운 가슴들 하얗게 젊음을 사르고 가끔은 목숨까지도 살라 다시 침봉 위의 푸른 하늘로 솟던 새벽 작은 꿈을 공유할, 사랑과 우정을 위하여 하얀 만다라 하늘 가득 쏟아지던 나라
당신이 누구이며 내가 어디에 있던 설피와 덧신의 가지런한 발자국들은 사연 긴 등반기(登攀記)기가 되어 제 홀로 중얼중얼 화채봉 자작 숲으로 가버린, 그 겨울나라에는 이제 눈이 내리지 않습니다 무너미 세찬 바람에 자만과 오만을 날려보내게 한 뒤 삶과 존재의 의미를 소곤대던 함박눈은 더욱 내리지 않습니다
번쩍이던 모래내 픽켈은 여덟 발의 아이젠과 함께 눈부신 설동(雪洞)의 기억 속에 녹슬고 먼 설산(雪山)을 해메이던 이상(理想)의 편린(片鱗)들이 산장 모퉁이를 서성일 때 낡은 사진첩에서 빠져나온 듯 색 바랜 흑백그림자 한 둘 침상 구석 구부정히 월경(月鏡)을 마셔댑니다 잃어버린 지평선 같은 갈증을 마셔댑니다
깊이를 재어보지 않았던 젊은 날의 천불동 우리의 고행을 동여묶던 9 미리 에델리드쟈일은 모텔 네온 등 환한 속초 대포리 선창의 화려한 언어와 형식에 얽매여 깊은 잠에 빠져 있습니다 여명 속 토왕폭은 여전히 시퍼렇게 일어서는데 골마다 제 목소리 찾는 메아리 들리지 않고 별빛만 서북주능 위에서 흔들릴 것입니다
지친 걸음 젖은 땀방울에, 아직 공룡의 등을 타고 마등을 넘어오는 이가 있다면, 그가 누구이던 내 그를 위해 스베어버너에 찻물을 끓이며 귀 아린 비선대의 아침을 기다리겠습니다
골, 골에 사태지던 어느 해 샹그릴라를 향해 떠나가 돌아오지 않는 이들이 귀면암 아래 잣나무 관솔 깎아 염주알 만들던 그곳은 구수한 감자전 당귀향 가득하던 우리들의 겨울나라 아직도 녹지 않은 그리움이, 잦은골의 오월 잔설(殘雪)처럼 쌓여 있는 설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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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산하는 자의
꿈 |
백두대간으로 오르는 어귀에 서면 멀고도 가까운 이 미소짓는 산봉우리 섬돌 위 짚신도 둔 채 선걸음으로 뛰어나와 어서 오라 재촉하는 계곡 물소리
하얀 억새 숲속에 캠프를 치고 서리 내리는 초겨울 밤이 깊는다 개스 버너엔 찻물이 끓고 아무 말 없이 앉은 우리들
산은 그저 산이기에 좋은데 끊어질 듯 이어지는 회한의 정은 텐트 위에 부서지는 달빛을 타고
겨울로 가는 길목에 입산한 나그네는 산이 겨울잠 자도록 잠 이루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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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산 |
오르는 것이 아니네
내려오는 것이네
굽이굽이, 두고 온 사연만큼
해거름 길어지는 산 그리메
막소주 몇 잔, 목젖 쩌르르 삼키듯
그렇게 마시는 것이네
거기 묵김치 같은 인생 몇 쪽
우적우적 씹는 것이네
지나 보면 세상사 다 그립듯
돌아 보이는 능선길
그게 즐거움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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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불동 가을 |
어머나
냇 바닥에 불이 났네
옛날 누구
속 앓이로 일던 불
저런 저런
山川魚 놀라 허둥대고
개여울로 불 번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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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신흥사 |
하산하는 배낭 뒤
울산암 능선에는
뽀오얀 雪煙이 일고
본당의 풍경도 꽁꽁 얼었다
禪房 冬安居 늦깎이
일체를 버려 얻고자 하는 悟
저 풍경소리같이 문득 있을까
저항령 마루 위로
짙은 어둠이 내리고
저무는 내 還俗의 길로
눈발은 근심처럼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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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막골 |
소리없는 눈발
어둠이 소리없이 삼키고
산사람 하나 우직하니
마등령을 넘으려 했다
늦도록 쏘다닌 섣달바람
아무렇게나 쓰러져 잠든
토막골 눈밭 위
작은 천막 등불을 켜면
진한 커피향 같은 그리운 산친구야
세월은
얼어붙은 비선대 물굽이를
미끄러지듯 떠나갔어도
아직은 빙폭마다 걸려있을
새털 침낭보다 따스한 추억들
봄이 오면 물소리로 흘러 갈까봐
내 무디어 버린 모래내 픽켈 위
쟈일을 가지런히 사려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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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선대 |
언제나 하산길은
창백하게 얼어붙은
천불동 마지막 물굽이에서 저물고
먼저 입산한 누군가처럼
새떼 한무리
흔적업는 발자국
그림자 한 조각 드리우지 않은
비천하던 선녀들
옷깃 스친 바위를 돌아 오른다
천화대 침봉사이
동지섣달 어둠이 깨우는
별빛 싸늘한 곳을 향해
솜털 가슴에 칼바람 말머리로 품고
극한의 비상을 시도하는 너희들
애띠고 여린 제 영혼
홀홀 챙겨지고 가버린 석과 주의 길
혹은 먼저 가버린 누군가의 길을 따라
하루의 산행을 마치고
베이스캠프로 돌아오는 산꾼의 떨리는 메아리가
짧은 해 짧게 떨어진 설악골 어디선가
초혼가처럼 떠도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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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렴동에서 |
저 어둠은
산이스랏빛 꽃불로 살라버린
내 그리움
솔바람 자고 가는
수렴동 청솔가지로
꾸욱 꾹 찍어
물소리 새소리
마알간 아픔의 노래 그려보면
이 밤 그대 베갯잇가
도란도란 번지는 얼릉이 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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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폭에서 |
저녁 나절
건폭골에 눈 내리고
골 아래서 절겅거리는 소리 들린다
훈장처럼, 순정처럼
눈발 한 아름 덮어 쓴 채
픽켈 흔들며 하얗게 웃는 산벗들
"어이 친구여, 반가우이."
"와서 기다릴 줄 알았지."
"올해는 얼음 질이 영 나뻐."
"눈이 너무 왔어."
양폭산장 산장지기 구들막에
순정같은 온기가 돌고
월경도 몇 순배 따라 돌면
문 밖으로 하얀 설악
어둠에 조금씩 지워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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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련폭포에서 |
겨울해
어느 산꾼의 생애이듯
유난히도 짧은 천불동
그가 남긴 이야기만큼이나 눈은 깊고
삐죽이 내민 오련폭 철난간은
구원을 바라던 그 때의 손목처럼
싸늘히 굳었다
땅거미 골 아래서 두런거리며 밀려올 때,
럿셀 자욱 양폭을 향하다 멈춘 자리에,
옛 산꾼 하얀 입김 긴 한숨으로
죽음의 계곡, 그 날의 바람소리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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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은 당신에게로 |
벗어내린 초야의 설레임
문항라 속옷같은 숫눈이
마등령을 덮었다
부신 눈 밤 깊도록 앓게 한
수줍던 그대 속살빛으로
대포항 물 때 맞춘 달빛 내리고
이십수년 혹은 더
꼭꼭 품어온 까무러칠 듯 보드라운 그대 가슴
쓰다듬던 무지한 내 손길이듯
어디선가 눈을 쓸어 영을 넘는
거친 바람의 소리
앓다가 쉬어버린 내 마른 목의
당신을 그리워하는 노래가 되어
발시리고 손끝아린 새벽길 헤쳐
설악골 비선대로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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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잦은골 |
내 올랐던 설벽은
너가 하강했어야 할 푸른 빙벽
저 아래 아득히
발가벗은 자작나무 숲
뽀오얀 사이로
돌아오지 않는 네가
돌아와야 할 산길
深雪 아래 묻혀 있다
언제쯤일까
내 가슴에 꽁꽁 품고 다니던
그리움의 빨갛고 파란 사발천막을
또다시 저 눈밭 위에 세울 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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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왕성의 빛 |
푸른 빙벽은
계곡을 흐르던 달빛의 결정이다
날개없이 하늘에 다다를 수 있는
지상의 유일한 길이며
젊은 날 오르려했던
많은 산꾼들의 이상향이었다
처음 보는 이들 눈멀게 하던 차가운 빛
목메이던 한번의 오름짓은
모두의 부러움이었으며
밤이면 먼 바다의 오징어잡이 集魚燈
돌아가야 할 지상의 좌표로 떠다녔다
아침이면 오름꾼의 정열
동녘바다의 해처럼 타올라
세찬바람이
호, 희, 순, 식, 겸, 진의 사이를 헤집어도
우정은 노적봉의 자작만큼 빛났고
사랑은 비룡폭포 두터운 얼음장 밑
도란거리는 물처럼 쉼없이 흘렀다
이제 우리들 사이에는
아득한 그리움이 설악의 능선처럼 자리했는데
젊은 꿈을 키우던 금정산 비탈로
그대들 뿌려둔 토왕성의 빛이
오월의 푸르름으로 번져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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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WS |
북풍의 마등령에서
공룡의 등을 타고
세찬 냉기 속으로
天花를 따러 간 너를
섣달 노루목
꽁꽁 언 땅에 묻고 돌아와
벌써 몇 해
다시 토왕골 빙폭은
시퍼렇게 일어서는데
산벗들 하나 둘 제 갈길로 떠나고
속초 청호동 선창의 날밤집
애절한 젓가락 장단도 멎었다
누구에게 전해야 하나
세월의 이끼 붉게 핀
유언으로 남은 MK TWS
MK TWS: 모래내 금강 토왕성 픽켈의 이니셜
이 픽켈은 김수길 씨라는 한 시대의 뛰어난 장인이 남긴 단 세자루 뿐이 명품이다. 그 중 첫 번째 작품을 배종순 씨가 아이거북벽에서 죽을 때 가슴에 품고 있었다. 조난 1년 뒤 정상너머에서 시신이 발견되고 유품으로 수거되어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 뒤 배종순에게 체육훈장 기린장이 추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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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승령 |
초저녁 눈발도 그치고
바람도 잠든 듯한데
한밤 천막을 깔그작거리는 소리
눈에 묻어둔 부식 내음을 맡고
산짐승이 찾아온 걸까
손전등 찾아 필켈 꼬나들고
천막 문을 살며시 여니
쏴한 밤공기 왈칵 밀려들고
눈밭에서 달빛이 자작나무와 함께
한창 눈부시게 어우러지고 있었다
잠 이루기 힘든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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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야동 만추 |
여보게
넋놓고 있으면 어쩌나
저기 저기
용아장성 다 태우고
공룡승으로 귀청으로 불번지는데
어린날의 사랑같은 불번지는데
못다한 사랑 아쉬움일까
불덩어리 둥둥
가야동 계곡 떠내려 가도
손끝아린 개울물 가슴은 시려
어딜 퍼질러 앉아
땅이라도 치며 엉엉 울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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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왕골에서 |
갈매숲 사라진 가을 산자락 개울물은 시월이라 울며 가는데 벌써 머-언 옛날 되어버린 그해 설악엔 개옻나무 불붙던 노적봉에서 산벗을 이별하던 설움 있었다
세월은 계절따라 사라져가도 토왕폭 비룡폭 흐르던 물은 붉게 붉게 비치던 그날 그리며 집어등 불을 밝힌 속초 앞바다 밤새워 흐느끼며 흘러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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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루목 |
너가 이 땅에 소유한 것이라곤 오름짓의 로프 한 동과 조금은 낡았어도 사랑과 우정 짊어지기에 부족치 않던 붉은 배낭 하나
소박한 꿈 거짓 없었음에도 마지막 속초나들이 노루목 돌아들면 한줌의 뽀얀 언어로 침묵하면서 뜨겁게 마시자던 경월 휘휘 저어 사양하고 꼭 한번은 가야할 길 달마봉 올라가는 골바람따라 훌훌 털고 따라나서네 너 흩어지는 모습 뒤로 "이 잔이나 들고 가소" "이 잔이나 들고 가소" 애타는 악우들의 소리 들릴까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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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화대에 이는 눈보라 |
골 깊은 설악골 바람은 자도 천화대 침봉 높아 차고 매운 눈보라 오직 오름만의 화두로 눈밭을 헤쳐 죽음과도 바꿀 듯한 괴로움은 크랙을 타고 오르고 카라비너는 이빨을 악물었다 하얀 입김으로 박박 악을 쓰는 당겨 늦춰 소리 서슬퍼런 칼날바람에 날아가고 뻣뻣하게 굳어가는 쟈일은 이미 제 빛깔을 잃고 동지를 위해 붙잡고 있는 손가락 마디마디에 짜르는 듯한 고통은 더해도 등반의 열정은 식을 수 없다 불어라 퍼부어라 인내할 수 있는 고통으로 극복할 수 있는 곤란으로 산사람의 우정이 천화대의 아름다움으로 범봉을 넘고 공룡을 밟아 마등령 하산길에 4월의 피빛 진달래만큼 붉게 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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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면암에서 |
설운 날 귀면암이 어두움에 야위어 가면 천불동에 밤비 추적인다
義로운 이 부초처럼 흘러가던 날 높아만 있는 집선봉 침봉들도 퍼질러 앉아 슬퍼했다는데
무심한 계절 계곡을 따라 줄지어 내려간 뒤 언제나처럼 앉아 있던 자리에는 다리쉼 하는 산꾼들 아름다운 넋 까마돌에 패인 몇자 글씨 남아 당귀향 번지던 예전처럼 산악에 어울리는 죽음이었음을 침묵으로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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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75 |
공룡은 동해의 붉은 여명에 물드는 너로 부터 깨어나고 클라이머는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아침을 맞는다
겨우내 희망도 절망도 시간의 흐름마저도 잊어버리라고 함박눈 설악골에 내려덮히면 산사람의 천막 소박한 꿈으로 밤마다 일어섰다 부서져 갔고 위엄의 척도처럼 솟은 가슴으로는 한뼘의 눈 쌓임도 허락치 않아 산꾼들은 너의 지고지순의 자존심을 외경스러워 했다 이제는 젊은 날의 그리움도 가고 아름다운 날의 우정마저도 밀리는 세월에 비선대 앞 물굽이를 휘돌아 물오징어 비린내 나는 속초 앞바다로 흘러갔지만 지난 날 진정으로 산벗들과 함께 그대에게 이르러 푸른하늘 맞닿은 한 점으로 아파하길 바랬어도 어찌 하켄이라는 못질을 그대 가슴에 해댈수 있었으랴 그이름 1275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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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악에서 |
너와 나는 무엇이었나 산벗아!
그리움 가득한 날 천화대 릿지에서 짧은 아침을 위해 바람부는 긴 새벽을 인내했을 때 범봉의 크랙 속으로 진달래는 우리의 열정처럼 붉게 피었었다
잦은 바위골 백미터폭의 푸르게 일어서기를 기다리는 마음은 청봉마루 은하만큼 맑았고 가난하여도 정다웠던 마등령의 어둠사리에서는 우리의 우정 작은 모닥불로 더욱 따뜻했지 처음으로 설악을 마주했을 때 산의 개념은 무한했고 너와 나는 늘상 왜소할 뿐이었다 어쩌다 천불동의 어느 침봉 끝에 서기라도 하면 골바람 안개를 몰고와 철없던 산행, 위로하기도 했는데…… 별이 봉우리보다 낮게 뜨는 곳 스스로 높아져가는 칠형제봉에서는 죽도록 사랑하리라 다짐했으며 달빛이 맨처음으로 빛을 뿌리는 공룡릉의 1275에서는 하산의 배낭 위로 슬픔을 바위처럼 지고 오기도 했다 산벗아 함박눈 내리는 날 사각 양초등 뿌옇게 녹아들 때면 비룡폭포 캠프에서는 토왕꿈이 익어가고 월경은 고뇌하는 영혼의 빛으로 헤아릴수없이 무너져 갔다 이제는 쓰러진 고목등걸에 청태가 덮혀가는 세월도 서북릉처럼 아련한데 내 젊은 날의 처음과 끝 고이 간직한 설악에서는 너는 나의 그리운 산벗! 그대 솜다리 보드라운 꽃대같은 영혼 아낌없이 바쳐 사랑하던 산이기에 어디에선가 산노래 들려온다 "구비져 흰띠 두른 능선 길 따라… 너와 나 다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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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잦은 바위골 |
한낮의 볕들도 피해만 가고 바람마저 거칠게 몰아 숨쉬는 백미터 폭에서 푸르게 아파하며 오르던 빙벽 봄이 오면 석주길 릿지를 따라 범봉을 넘자던 약속만 둔채 함박눈 우리 가난의 한처럼 퍼붓던 해거름에 발자국마저 없는 아득함으로 떠난 岳友야 싸락눈이라도 내리는 날은 그리움의 표식처럼 입구 철다리 위에 텐트를 세워 행여나 덥수룩한 턱수염으로 "잘있었나" 고개드밀지 않을까 기다리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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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경업
1952년 부산에서 태어난 산악인. 산악시인
1990년 10월에 백두 대간을 종주하는 대장정에 들어가 월간 『사람과 산』에 연작시 「백두대간」을
연재했으며, 산행중에 산시를 쓰는 독특한 시작 활동을 펼치고 있다. 70년대 부산지역을 대표하는 전위 클라이머의 한 사람으로 부산 금정산의
부채바위와 무명봉에 여러 암벽 코스를 개척했고, 1977년에는 '환상의 얼음기둥'으로 불리는 한국 최대의 설악산 토왕성 폭포를 부산 합동대원들과
함께 올랐다. 1982년에는 히말라야의 파빌봉(해발 7,102m)원정대의 등반대장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시집으로는 『백두대간』과『삽당령』『내가 산이 될 때까지』『산정노숙』『잃어버린 산』『자작 숲 움틀 무렵』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