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자료/백두대간자료

[스크랩] 진고개~ 대관령을 산행하며

계방산방 2006. 3. 19. 23:59
 
..
출처 : 강릉 백두대간 산악회
글쓴이 : 계방산방 원글보기
메모 :

'산행자료 > 백두대간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고개~ 대관령 백두대간 종주를 하며

산행시/ 李殷祥 (계방산방)


진고개는 전설이 있었다.
오만년이란 세월의 윤회를 견뎌내면서
한 노인이 살고 있었다.
그는 오만년 동안 찾아오는 사람을 위해
허리를 굽혀 산객들을 편안히 받아내고 있었다.
노인봉(1338봉)!!!

연륜은 산객의 마음을 다 훔쳐 읽는지
모든 사람이 힘들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었다.
산객은 그 배려를 타고서 쉽게
노인의 등허리를 타고 편안히 능선을 넘어섰다.

흰눈은 능선의 상처를 감싸안고
찾아오는 모든이들을 순백의 마음으로 받아드리며
하얀 마음을 전해주고 있었다.
전해오는 하얀마음은
自然이었다.
感動이었다.
감동은 하얀 오슬길을 만들어
소 황병산으로 길을내고 있었다.
머리를 깍아 스님이 되려는 듯
소황병산은 민머리로 거친 바람과 눈보라를
그대로 받아내면서
내면으로는 天地를 품고 依然히 서 있었다.
바람이듯이 소황병산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텅 빈 봉우리는 無慾의 삶을 살고 있었다.
소유를 좋아하는 우리는 소황병산의 마음을 보지 못하고
소유를 찾아 매봉으로 향해 내달렸다.

중턱에서 솔개가 먹이를 채듯 허기를 떼우고
급히 매봉으로 향했다.
매봉에는 칼바람을 피해서 텅비어져 있어
솔개도 매도 떠나버리고 먼 곳에서
황병산 만이 솔개의 집을 지키고 있었다.

한숨 달음질로 동해 전망대를 찾았으나
동해는 백두대간을 훔치는 도둑을 막으려고
문을 걸어 잠그고 뿌연 하늘만 보여 주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없어 욕심을 가득 안은 채
神仙이 산다는 仙子嶺을 찾아나섰다.
신선의 땅을 지신이 지키고 있는 坤神峰을 향하는데
땅의 신이 노하여
인간의 욕심을 다 놓고 가라고
一塵 狂風이 몰아친다.

육백만평에 쌓여 있던 흰눈들이
다 하늘에 솟구쳐 오르고 가슴속에 있던 욕심도
다 하늘에 빨려 올라가고
내 육신도 흰눈으로 화하여 허공에 휘날리고 있었다.
위와 아래가 섞이어가고, 좌우가 구별이 없었다.
天. 地. 人. 이 한데 어울리면서 혼돈에 빠져 버렸다.
앞은 보이지 않고,
생각은 끝이 났으며
땅과 하늘은 우주에 뒤엉키어
천지는 혼돈이 되고 말았다.

오직 거센 하얀 눈보라 만이 있었다.
해와 달도 없었다
. 시간도 바람따라 흘러가고 없었다.
엄청난 혼돈의 시간만이 존재하였다.
혼돈은 우주의 질서를 다시 세우고 있었다.
욕심있는 사람은 욕심없는 사람으로 만들고
미움이 있는 사람은 미움을 빼앗아 갔으며
시기와
질투와
욕망을 다 앗아가고
순수한 생명을 대간길에 다시 놓아 주었다.

우리 대원들은 혼돈 속에서 새 생명으로 태어나
눈보라를 뚫고 꾿꾿하게 걸어가고 있었다.
신선이 되어 선자령으로 가고 있었다.
선자령은 그 봉우리 만큼이나 원만함으로
대원들을 맞이하였다.
대원들은 신선의 아들이되어
선자령의 품속에 안기었다.

신선이 된 대원은
대관령 성황당 산신이 머무는 곳에서
강릉의 수호신 범일 국사와 함께
진또배기 솟대를 세워놓고
풍해, 수해, 화재의 삼재와 모든 액운을 물리쳐 놓고
대관령 고개를 내려왔다.
대원들은 어느덧 평화를 사랑하는
홍익인간이 되어
올해의 안녕을 기원하고
백두대간을 허락해 달라고
막걸리 잔 높이들어
국사성황신에게 참배하고 있었다.

2004. 2. 12.
삽당령~닭목재~대관령  (0) 2006.06.13
백두대간 피재~댓재 산행기(박동완님)  (0) 2006.04.21
다시보는 전설이 어린 화방재 피재 산행기~  (0) 2006.04.11
[스크랩] 백두대간 단독종주기(구룡령~조침령)  (0) 2006.03.20
성삼재~여원재 백두대간 산행하며  (0) 2006.03.19